
1. 토라카오(Thorakao) – 67년 넘게 사랑받아온 베트남 화장품 상징
호찌민시 3군, 깍망탕땀(Cach Mang Thang Tam)과 디엔비엔푸(Dien Bien Phu) 교차로에 위치한 토라카오 본사는 고풍스러운 건축물일 뿐만 아니라, 67년 넘게 베트남 소비자와 함께해온 화장품 브랜드의 상징이기도 하다.
토라카오의 전신은 1950년대 초반, 현재 토라카오 회장인 후인끼쩐(Huynh Ky Tran)의 장모인 란하오(Lan Hao)가 베트남산 진주, 석고, 땅콩 등의 재료로 직접 만든 란하오 크림 브랜드이었다. 그러나 한약 냄새를 연상케 하는 향과 단순한 포장 탓에 초기에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란하오는 포기하지 않고 지인들과 직원들에게 매일 백화점에 가서 란하오 크림을 찾도록 시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이 전략 덕분에 매장들이 자발적으로 제품을 입고했고, 소비자들도 호기심에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입소문을 탔다.
1961년, 란하오 회사가 공식 설립되며 브랜드명을 토라카오로 변경했다. ‘Tho’는 천사, ‘Kao’는 크림, ‘Ra’는 빛남을 뜻하며, 토라카오는 ‘토라카오 제품을 사용하면 천사처럼 빛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프랑스 화장품이 시장을 지배하던 시기에 토라카오는 서양의 현대적인 감성과 동양의 전통미를 조화롭게 녹여낸 동남아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제품의 성장 가능성을 인식한 란하오는 1968년에 제품의 특허를 등록하며 브랜드 보호에 나섰고, 1년 뒤인 1969년에는 남부 지역에 6개 지점을 운영하며 캄보디아로의 수출을 시작했다. 이는 토라카오의 첫 해외 진출이자 동남아 시장 개척의 신호탄이었으며, 제품들은 현지 소비자뿐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베트남 교민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2. 토라카오 – 침체를 딛고 해외 시장으로 도약하다
눈부신 전성기를 지나, 1975년 베트남 통일 이후 토라카오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전쟁 후 경제 제재와 함께 사회·경제적 변화로 인해 해외에서 포장재나 향료 등의 생산 요소를 수입할 수 없게 되었고, 이로 인해 생산 라인이 점차 중단되었다. 결국 1970년대 말, 토라카오는 규모를 축소하고 기존 단골 고객을 위한 소규모 생산만 간신히 유지했다. 이 시기, 란하오는 경영을 사위인 후인끼짠 부부에게 넘기고 물러났다.
1980년대로 접어들며 베트남이 중앙집권 경제 체제를 점차 폐지하고 경제 회복 정책을 추진하자, 후인끼짠 회장은 이를 기회로 삼아 사업 재건에 나섰다. 그는 토라카오를 공식 등록하고 다시 본격적인 경영에 돌입했다.
이후 토라카오는 과거의 명성과 개방 경제 정책의 흐름을 발판 삼아 내수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도 적극 진출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반은 토라카오 역사상 가장 활발한 성장기를 기록한 시기로, 싱가포르, 대만, 중국, 한국, 호주, 미국, 이집트, 러시아 등 세계 여러 국가에 진출하며 브랜드 입지를 넓혀갔다.
특히 이 시기 대표 제품으로 사랑받은 ‘강황 미백 크림’은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미용에 관심이 많은 베트남 여성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3. 토라카오, 현대 마케팅 전쟁에서 어려움 겪다
품질은 뛰어났지만, 현대 마케팅 변화에 뒤처진 토라카오는 큰 도전에 직면했다. 1997년 이후 시장이 개방되면서 재정력과 강력한 마케팅 전략을 갖춘 해외 브랜드들이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눈길을 끄는 패키지와 대대적인 광고, 대규모 프로모션으로 토라카오는 대도시 매대에서 점차 밀려났다.
경쟁사들이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 반면, 토라카오는 전통적인 경영 방식에 머무르며 연구·생산·유통에만 집중해 홍보 활동이 부족했다. 이로 인해 주로 가격을 중시하는 농촌 지역에서만 제품이 판매되었다.
경영을 유지하기 위해 토라카오는 일부 경쟁사 제품을 OEM 생산했지만, 2010년 매출 비중 20%에서 2016년 35%로 국내 시장 점유율 회복을 목표로 ‘본격적인 재도약’을 준비했다.
브랜드는 풍부한 천연 원료인 박하, 레몬그라스, 강황, 생강, 라임, 알로에, 모링가 등 다양한 성분을 현대 기술과 접목해 제품을 개발하는 데 힘썼다. 덕분에 제품은 베트남인 체질에 맞으면서도 수입 원료 의존도를 낮춰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었다.
4. 토라카오의 발전 전략
국제 브랜드들의 강력한 경쟁 압박 속에서 토라카오는 외국 제품의 침투가 덜한 농촌 시장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현재 화장품 시장은 고급 브랜드의 약 80%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으며, 중급 시장은 주로 한국, 일본, 태국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토라카오는 ‘생존’ 전략으로 농촌 지역, 특히 피부 관리가 필요하지만 경제력이 약한 청소년층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10만 동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유지하며 과도한 광고나 고가의 패키지 변경을 지양했다. 이 전략 덕분에 토라카오는 농촌 지역에서 매출의 80%를 유지하며, 젊은 세대가 어릴 때부터 제품에 익숙해져 장기적으로 도시 시장으로도 자연스럽게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토라카오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하루 평균 5,000~6,000건, 성수기에는 최대 9,000건까지 주문이 들어오며, 대표 인기 상품인 강황 미백 크림과 Fructus Gleditschiae 샴푸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와 동시에 토라카오는 해외 파트너를 위한 OEM 생산과 해외 교민 네트워크를 통한 수출 사업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5. 장기 전략으로 ‘친환경 소비’ 트렌드 추구
토라카오는 전통적인 제품 라인과 함께 유기농 화장품을 개발하며 친환경 소비 트렌드에 발 맞추고 있다. 이들 신제품은 현지 천연 원료인 Fructus Gleditschiae, 레몬그라스, 하수오, 자몽꽃 등을 사용하며, 젊은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세련된 패키지 디자인이 특징이다.
유기농 화장품 개발은 토라카오가 보유한 현지 천연 원료와 소규모 유연 생산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다국적 브랜드들이 대량 생산 가능성을 전제로 제품 개발에 나서는 반면, 토라카오는 시장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약 100종의 헤어케어, 스킨케어, 바디케어 제품을 빠르게 출시할 수 있다.
국민들의 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토라카오는 대부분의 제품을 10만 동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에 유지하고 있다. 이는 현재 화장품 업계에서 보기 드문 가격 전략이다. 토라카오는 또한 15일 이내 반품, 40만 동 이상 주문 시 무료 배송, 품질 불량 시 100% 환불 보장 등의 고객 만족 정책도 시행 중이다.
현재 토라카오는 국내외 시장에서 연평균 약 15%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500종 이상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Co.op Mart, Big C, LOTTE Mart, Emart, Auchan, Guardian, Medicare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약 55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해 싱가포르에 유통 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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